한 마당에서 공존하는 한옥과 모던 건물

Yubin Kim Yubi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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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의 몇십 년씩 가계가 전해 내려오는 종갓집에 모던한 건물이 들어섰다. 경주 어느 종갓집의 건축 소식인데, 문장으로만 봤을 땐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풍채 있는 한옥에 더해진 새로운 건축물은 최근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ALC 자재로 마감되었다. 한옥과 콘크리트의 조합이라는 타이틀만으로도 호기심을 자아내는 이 프로젝트는 국내 건축가, 홈스토리가 담당했다. 어떤 건축 구조와 공법으로 구건물과 신건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에 주목하며 프로젝트를 만나보자.

전경

대문의 왼편으로, 은은한 조명으로 빛나는 새하얀 건물이 보인다. 오늘 소개할 신축 ALC 건축물이 바로 이 흰 건물로, 기존에 조립식 건물이었던 창고 자리를 차지하고 새로 들어선 건물이다. 한옥의 기와지붕과 살짝 기울어진 듯한 신축건물의 모서리의 각도가 닮아 있어서일까? 서로 다른 시대의 건축물임에도 불구하고 이질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새로운 공간

조금 더 가까이에서 신축건물을 조명해보자. 고즈넉한 정취를 담은 한옥의 담장 너머로 서 있는 새하얀 건물이 기존의 한옥 건물들과 어우러져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 자리에 있던 이전의 창고는 투박한 외관을 지니던 낡은 조립식 건물이었다. 이 종가의 맏며느리는 오래된 창고를 대신할 새로운 식당 공간을 원했다. 한 해 동안 치러지는 크고 작은 제사만 해도 십 여차례로, 넉넉하고 편리한 조리공간이자 응접실이 필요했던 것. 이에 건축가는 우아한 경관을 해치던 창고는 철거하기로 했다. 이를 대신하여 모던한 얼굴을 내세우는 새 건물은 종부(宗婦)의 요구를 충족하는 편리한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조화와 분리

신축된 건물은 'ㄴ'자 구조로, 응접실 및 음식 전수관으로 사용된다. 외관에서 특히 눈여겨볼 것은 사선형 디자인인데, 새 건물 외벽 라인이 옆 한옥의 지붕 선을 그대로 닮아있다. 담장을 향한 모서리는 높이고 안채와 가까워질수록 아래로 경사를 이룬다.

내부 인테리어에는 평지붕과 사선 지붕의 공간을 분리하여 쓰임새를 구분했다. 즉, 통로 부분은 평지붕으로 계획하여 안정감을 주었고, 응접실은 사선을 살려 높은 층고로 인해 색다른 공간감을 지닌다.

결과적으로 외관은 이질감이 없도록 서로 다른 스타일의 두 건물이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되었고, 내부에서는 천장 높이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공간에 적합한 천정고를 갖추게 되었다.

입면

새하얀 모던 건물임에도 차갑지 않고 아늑함이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원인은 폴딩 도어와 마감법에 있다. 파사드 입면 대부분이 폴딩 도어의 설치로 인해 유리로 마감되어 실내의 은은함이 외관에도 새어나온다. 마당을 향해 활짝 개방된 디자인이 시원한 분위기를 이룬다.

또한, 폴딩도어가 달린 입면은 바깥면보다 살짝 안쪽으로 들어간 구조다. 면적차가 발생한 부분은 목재로 마감하고 간접조명을 달았더니 운치 있는 처마가 마련되었다. 나무로 띠를 두른 듯, 안락한 처마가 입면에 네츄럴한 무드를 더하고 있다.

개방감

정감 가는 고재 테이블과 목재 마루, 지금은 인테리어 소품으로 쓰이는 전통 필수품이 실내를 가득 채우고 있어 멋스럽다. 폴딩 도어를 개방하면 더욱 매력이 살아나는 건물로, 이러한 내부 인테리어가 외관에도 영향을 끼친다. 충분한 인원을 수용할 수 있도록 응접실 중심에 배치한 긴 테이블이 여유로움을 자아내고 있다.

대부분이 유리문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서 단열을 걱정하면 오산이다. 단열 효과가 최고인 ALC 자재와 독일식 베카드리움 시스템 창, 그리고 이지폴딩 시스템 창호의 조합이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건축물이다.

통로

사랑채와 연결되는 입구 역시 폴딩 도어를 달았다. 도어를 활짝 열어젖히면 사랑채 내부 깊숙이까지 일자로 연결되는 구조다. 신축건물에 마련된 음식 전수관에서는 음식을 여유롭게 준비하고, 이를 사랑채까지 편리하게 나를 수 있도록 고려한 공간이다. 자주 치러야 하는 제사 시, 수고를 덜 수 있도록 배려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두 건물 사이를 잇는 바닥면은 신축건물 처마 밑, 바닥에서부터 이어져 오는 목재 데크로 마감하였다. 이 데크로 인해 두 건물이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는 느낌을 이룬다.

세 개의 창

도로를 향한 옆면에는 세 개의 긴 창을 냈다. 내부에는 자연 채광을 들여보내며, 외부의 시야는 어느 정도 차단해 주는 효과를 보이는 창이다. 길고 가느다란 세 개의 창은 각각 천장에 간접조명을 겸하여 모던한 실루엣이 강조되고 있다. 독특한 창 디자인으로 인해 실용적이면서도 시각적으로도 재미를 더하는 옆면이 완성되었다.

푸른 마당

내부 깊숙이에서 바라본 전경을 마지막으로 소개를 마무리한다. 건축팀이 이번에 시공한 장독대와 새로 깔아 조성한 푸른 잔디밭 너머로 신축건물이 은은하게 빛을 발한다. 사선 천장으로 외관의 이질감을 달래고, 폴딩 도어로 실내 정취를 입면에까지 드러내는 이색적인 건축물을 만나보았다.

한옥을 닮은 모던 건축물의 또 다른 사례를 만나고 싶다면,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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