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덜도 말고, 딱 적당하게', 균형을 중시하는 한의원 인테리어

Yubin Kim Yubi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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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인테리어로 입소문이 자자한 병원이 있다. 감각적으로 모던한 인테리어로 여심을 자극하면서도, 전통 한옥을 모티브로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곳.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자리한 '차암 한의원'의 이야기다.

133㎡에 달하는 면적은 대기공간과 진료공간, 이 두 공간을 중심으로 하여 인상적인 구조로 나눠진다. 한옥의 마당으로 모티브로 대기공간을 꾸몄으며, 진료실로 들어가면 안채에 들어온 듯 안정감을 선사한다. 국내 실내건축가 바이석비석이 콘셉트기획과 공간 디자인을 담당했다.

photograph by. Kim, Taehwan (Circus Studio)

한의학의 개념을 담은 디자인

'막혀있는 곳은 뚫어주고, 비어있는 기는 불어넣어준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바이석비석 팀은 한의학이 지닌 본질부터 파악하기로 했다. 실질적인 디자인만 하기에도 벅찬 시간이었지만, 맡은 공간의 원론을 파악하지 못하면 진정성을 담아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클라이언트인 원장님 역시 인내심을 가지고 이들의 공부시간을 기다려주었기에 본질을 담아낸 공간이 탄생할 수 있었다.

연구 끝에, 공간 디자인에서도 한의학의 주요 개념인 '중도(中道)'를 추구하기로 했다. 서양 의학과는 다르게, 몸의 균형을 중시하는 한의학의 '중도'개념이 공간 디자인을 비롯하여 이곳의 그래픽 디자인, 서비스에도 담겨있다. 그래픽 디자인은 디자인 헤이데이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이루어졌다. 기획자와 공간디자인, 그래픽디자이너, 진료 담당자들이 모두 하나의 뜻을 담아낸 공간으로, 전문성과 디자인에서도 균형을 이룬다.

한옥의 모티브

우선, 공간의 기본적인 구조는 한옥의 구조를 표방하였다. 대기공간은 한옥의 마당(外)으로, 진료실은 한옥의 내부로 나타내었다.

전통적인 한옥의 마당은 잔치를 벌이기도 하고 자연의 풍류를 느끼기도 하는 등 다양한 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 이를 모티브로 삼고, 이곳의 마당인 대기공간 또한 자연과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계획했다.

차가 담아내는 여유 한 잔

차암 한의원 대기실의 여유는 차 한잔에서 비롯된다. 개인의 상태에 맞춰 제철에 얻은 자연 재료로 계절별 차를 제공한다. 병원이 아니라 영락없는 카페 같은 모습으로, 심신의 안정을 유도하는 인테리어다. 여성전용한의원 컨셉에 걸맞게 감각적인 인테리어도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데 한몫한다.

콩 자갈을 깔아 흙 마당 분위기를 냈으며, 장식대나 포인트 테이블의 전통적 디자인으로 실내지만 외부 마당에서 자연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카운터의 벽과 상판 디자인도 네츄럴하게 디자인되었다. 감각적인 카페 같으면서도, 한의원의 전문성을 나타내는 오브제들을 진열하여 정체성을 확실히 하는 모습.

균형이 돋보이는 공간

대기공간의 창호지 벽 뒤편에는 사무공간을 비롯하여 진료실로 가는 공간이 펼쳐진다. 미송합판으로 둘러싼 과 문이 자연적인 특성을 드러내며 친근함을 자아낸다. 대칭적 구조와 간결한 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 모던한 공간 분위기를 이룬다. 이러한 모던한 분위기가 한옥의 전통적 특징과 균형을 이루며, '중도'를 완성해 나간다. 

한의학이 몸의 균형을 잡아주듯,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과한 부분은 빼가며, '더도 덜도 말고 딱 적당한 모습'을 추구한 공간 디자인의 의도가 드러난다. 

편안한 진료실

외부에서는 쉽사리 들여다볼 수 없는 구조로, 한옥의 안채를 표방하여 편안한 진료공간을 마련했다. 댓돌과 평상으로 포인트를 준 진료실 덕에 한국적인 조형미가 드러난다. 누우면 보이는 한지 도배 또한 심신의 안정감을 이루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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